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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광주일보] 가임력 보존의 골든타임을 위하여 - 시엘병원 이준형 원장 칼럼
작성일 : 2026-03-03     조회 : 21

[광주일보] 가임력 보존의 골든타임을 위하여 - 시엘병원 이준형 원장 칼럼 첨부파일 : 1772507601.png


[광주일보] 가임력 보존의 골든타임을 위하여 - 시엘병원 이준형 원장 칼럼 첨부파일 : 1772507605.png


대한민국은 지금 유례없는 저출산과 고령 임신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.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‘통계로 보는 난임시술’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난임 시술 건수는 약 20만 건으로 2019년 대비 36.7% 증가했다. 커리어를 쌓고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임신을 미루는 것은 현대 여성의 당당한 선택이다.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생물학적 시계는 그 선택을 끝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.

진료실에서 만나는 많은 분들이 “의학이 발전했으니 언제든 임신이 가능할 것”이라 기대한다. 그러나 실제 데이터는 훨씬 더 신중한 판단을 요구한다.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(CDC)와 NEJM(2025년) 자료에 따르면 본인의 난자를 이용한 시험관아기 시술(IVF)의 생존아 출생률은 35세 미만 43.1%로 시작하지만 연령이 증가할수록 급격히 낮아진다. 38~40세 19.0%, 41~42세 9.4%, 그리고 43세 이상(42세 초과)은 3.2% 수준에 머문다. 국내 통계에서도 44세 임신율 9.9%, 45세 이상 4.5%로 보고되어 고령 임신의 현실을 뒷받침한다.

반대로 20대의 젊은 기증자로부터 난자를 공여받을 경우 산모의 연령과 관계없이 성공률은 약 50~60%로 비교적 높게 유지된다. 이는 임신 성공의 결정적 요인이 자궁의 나이보다 ‘난자의 생물학적 나이’에 더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. 자궁은 40대에도 임신을 유지할 역량을 가질 수 있지만 난자 자체의 노화가 임신 성공의 가장 큰 변수가 되는 것이다.

가임력을 막연한 느낌이 아니라 보다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대표적인 검사가 AMH(항뮬러관호르몬)이다. 흔히 ‘난소 나이 검사’로 알려져 있으며 검사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.

​AMH 검사는 소량의 채혈만으로 가능하고 생리 주기와 무관하게 언제든 검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. 또한 금식이 필요 없어 바쁜 직장인도 부담이 적다. 대개 5~10분 내외의 채혈로 검사가 끝나며 결과는 보통 며칠 내 확인할 수 있다. 이 수치를 통해 난소 예비력과 향후 가임 가능성을 보다 현실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다.

정부는 여성들이 가임력을 점검할 수 있도록 ‘가임력 검사 지원 사업’을 통해 AMH 검사 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. 가임력 보존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가 함께 보호해야 할 가치로 자리 잡아가는 흐름이다.

​검사 결과 가임력 보존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난자 동결은 미래를 위한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. 이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‘동결 당시의 나이’가 효율성을 결정한다는 점이다. 미국 보조생식기술학회(SART)의 대규모 연구(Fertility & Sterility, 2021)에 따르면 건강한 아이 1명이 태어나기 위해 필요한 난자 수는 연령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.

이는 단순히 몇 번 더 시도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젊은 시기의 난자일수록 임신 성공률이 높고 유산 위험이 낮으며, 결과 또한 더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.

우리는 종종 미디어를 통해 40대 후반 출산 사례를 접한다. 그러나 그 이면에는 실패를 반복한 과정이 있거나 난자 공여 등 의학적 도움이 동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. 43세 이후 본인 난자 체외수정의 생존아 출생률이 3%대라는 현실은 의학적으로 결코 쉬운 길이 아니라는 뜻이다.

희망을 잃지 않도록 돕는 것도 의료의 역할이지만 동시에 ‘가능한 한 늦기 전에 대비하자’라고 정직하게 안내하는 것 역시 환자를 위한 진료라고 믿는다. 너무 늦은 시기의 반복 시술은 심리적·신체적 부담이 매우 크다. 임신 계획이 당장 없더라도 가임력 검사를 통해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.

​난임 전문의로서 권장하는 가임력 보존의 최적기는 20대 후반~30대 초반이다. 너무 늦게 시작하면 성공 확률이 떨어져 마음고생이 커질 수 있고 너무 이르게 준비하면 실제로 사용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.

​난자 동결은 임신을 늦추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지금의 삶을 지키면서도 미래의 선택권을 남겨두는 방법이다.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활용해 간편한 AMH 검사부터 시작해보길 권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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